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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차이콥스키 1840-1893

차이콥스키 "사계" 중 11월 '트로이카에서'

by wj_s 2021.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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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차이코프스키 사계 중 11월 <트로이카에서> Ноябрь. На тройке

니콜라이 네크라소프가 1846년에 쓴 시 <트로이카>에서 인용

 

우울하게 길을 보지 말아라,
그리고 급하게 트로이카를 쫓지 말아라,
그리고 가슴속 불안함의 쓸쓸함을
빨리 영원히 재워라.

 

 

‘러시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추운 겨울일 것이다.

하얀 눈 벌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그런 모습이 상상된다.

<러브 오브 시베리아>라든지 <닥터 지바고> 같은 영화에 나오는 장면중

어김없이 나오는 트로이카를 탄 주인공들의 모습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세 마리의 말이 끄는 썰매가 눈 덮힌 벌판을 미끄러지듯 질주한다. 

썰매에 달린 방울이 청량한 소리를 내며 하얀 세상에 자신들이 존재하며 달리는 것을 알려준다. 

 

‘트로이카’는 러시아 겨울의 대표적 모습 중 하나다.

어둡고 척박하다고 생각되는 러시아의 모습과는 상반된 트로이카에 매달려 있는 방울 소리는 언제나 순수함, 깨끗함, 청량함을 대표한다. 

러시아 사람들이라고 모두가 겨울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늘 힘겹게 겨울을 이겨낸다. 

추운 겨울에 살아남기 위해 무거운 모피 코트를 입을 수밖에 없고 동상에 걸리지 않기 위해

무거운 털부츠와 털모자, 털장갑으로 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누군가에게는 사치품이 누군가에게는 생존품인 것이다.

사실,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걸치는 이 모든것들은 너무나 무겁고 힘들다. 입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깊고 깊은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또 걷고…

이렇게 지내다 보면 온 몸은 천근만근이 된다. 게다가 실외 온도와 실내 온도는 또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실내에 들어가면 길거리를 걷기 위한 것들을 무장해제 시켜야 한다. 

 

차이콥스키 <사계> 11월을 들으면 썰매에 앉아 달려가며 양 옆으로 펼쳐진 눈 덮인 풍경이 묘사되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렇게 열심히 내 귀 옆을 스쳐가는 아름다운 설경과 함께 중간 부분쯤 말이 힘차게 달리며 달리는 템포에 맞춰 종소리가 딸랑딸랑 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즐겁고 힘차게 달리던 마차는 다시 평온한 풍경을 우리에게 보여주며 계속 자신의 길을 간다.

 

 

 

 

 

 

모스크바의 11월은 늘 겨울이었다. 뭐, 가끔은 10월도 겨울이기 때문에 11월은 완연한 겨울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온난화 때문에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가 보낸 17번의 11월은 그랬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가면 기나긴 겨울이 시작되었고, 계절상 가을 이어도 그곳은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11월은 단풍이 붙어 있는 나무들이 있었나? 싶게 겨울을 보내는 시간이 되어버린다.

 

차이콥스키의 11월은 차이콥스키스러운 가을 냄새와 상큼한 겨울을 한 곳에 담은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소품이다.

짧지만, 두 가지 계절감을 느낄 수도 있고 온전히 겨울만을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 내가 듣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맛을 볼 수 있고,

또 연주자들의 특색때문에도 여러 가지 11월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음악을 들으면서 사람마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려지는 그림은 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악 감상에도 정도가 없고 정답이 없기 때문에 어떤 그림이든 자신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제일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2021/01/09 - [Music/차이콥스키 1840-1893] - 차이콥스키 "사계' 작품 설명, 차이코프스키

 

차이콥스키 "사계' 작품 설명, 차이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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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는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그렇기 때문에 의역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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