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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차이콥스키 1840-1893

차이콥스키 "사계" 중 6월 '뱃노래'

by wj_s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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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차이코프스키 사계 중 6 <뱃노래> «Июнь. Баркарола»

알렉세이 플레쉐프가 1845년에 쓴 시에서 인용

 

해변으로 나가자, 거긴 파도가
우리의 다리에 키스할 것이다.
별들은 비밀스러운 슬픔과 함께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난다.

 

 

물결과 물결 사이를 지나간다. 미끄러지듯이...

차이콥스키 <사계> 중 6월 '뱃노래'를 들으면 물 위에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5월 '백야'도 배를 탄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것은 백야의 도시 페테르부르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운하와 강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5월과 6월은 참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5월 '백야'가 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이야기라고 한다면, 6월은 '뱃노래'는 장르가 말해주듯 도시보다 페테르부르크를 감싸고 도시 사이사이를 소리없이 지나가고 있는 운하 이야기라 할 수 있을 듯 싶다. 

 

5월은 배를 느낌이어도 큰 유람선을 타고 전체적 밝은 페테르부르크의 야경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6월은 그것보다는 조금 사적이고, 좁은 운하 속을 굽이굽이 다니는 같다. 

 

5월 ‘백야’가 감미롭고 사랑스런 분위기의 곡이라면 6월 ‘뱃노래’는 대비되게 조금 더 ‘차이콥스키’스러운 우울함, 단조의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사계> 12곡중 가장 유명한 곡중 하나가 6월일 수도 있다. 차이콥스키스럽기 때문에…

 

 

 

 

베네치아의 여름과 페테르부르크의 여름은 어떨까?

두 곳 모두 여름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특히 햇살이 물결에 반사되어 보석들 같은 반짝임을 보여주는 모습은 비슷하다.

하지만,

쓸쓸하고 황량한 겨울을 지낸 페테르부르크의 여름은 대조적으로 더 밝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어디든 겨울을 지나가는 것은 나름의 고독과 어두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만, 페테르부르크의 겨울은 왠지 더 극한의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는 것 같이 느껴진다.

어쩌면 이런 생활의 시간들 때문에 러시아 사람들은 뭔가 우직한? 분위기를 갖게 되는 것이고 유럽 사람들과는 완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차이콥스키 <사계> 12곡 중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6월 '뱃노래'는 차이콥스키 특유의 감성을 잘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그 만의 특유 감성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있어 차이콥스키 특유의 감성은 6월이지만 곡에서 느껴지는 11, 12월이다.

그곳에 살면 절실히 바라는 여름의 찬란한 햇빛이고, 짧지만 리얼한 그 햇빛을 맛볼 수 있는 6월인데,

차이콥스키는 그 상황에서도 가을-겨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칫, 누가 러시아 음악 아니랄까 봐... ㅎㅎ

듣는 내내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듯한 공간적 환상을 갖게 된다. 운하의 도시 베네치아나 다른 도시가 아닌 페테르부르크라는 사실을 '콕' 집어서 알려주는 참으로 친절한? 차선생님 (차이콥스키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천천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페테르부르크를 둘러보는 느낌이기도 하고, 눈을 감고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쩌면 노을이 깔리는 저녁 무렵 배를 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아, 페테르부르크의 6월은 해가 지지 않지.... 그렇다면 11시쯤, 해가 아직 떠 있는 밤의 운하를 즐기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함께 동석한 친구들, 연인들, 가족들끼리 즐겁게 수다를 떨고 웃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다시 사색의 시간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6월을 듣는 동안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17년 동안 모스크바에서 살았지만 페테르부르크는 딱 한 번 가봤다. 

언젠가 살기 위해서가 아닌 관광을 목적으로, 산책을 하고 백야를 만끽하기 위해 다시 간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진다.

 

 

 

사실, 음악을 들으면서 사람마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려지는 그림은 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악 감상에도 정도가 없고 정답이 없기 때문에 어떤 그림이든 자신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제일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2021/01/09 - [Music/차이콥스키 1840-1893] - 차이콥스키 "사계' 작품 설명, 차이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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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는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그렇기 때문에 의역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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