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베스트 3
나에게 라흐마니노프의 작품 중 베스트를 뽑으라고 하면 어떤 곡이 있나? 하고 생각을 해봤다.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베스트 3를 뽑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어느 작품이든 빼면 왠지 다섯 손가락 중 하나를 빼는 것 같고, 나의 사랑이 부족해서 제외시키나?라는 이상한 기분까지 든다. ㅎㅎ
그래서 '피아노 작품 베스트 3'와 '그 외 베스트 3', 이렇게 2개로 포스팅을 나눠보려 한다.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베스트 3 - 피아노 작품 제외
1. 교향곡 2번 3악장
우선 강의도 많이 하고 글로도 많이 쓴 교향곡 2번 3악장이 있을 것이다.
곡에 비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강의든, 글로든 여건이 될 때마다 미친 듯이 소개했었다. 그러다 보니 찾아서 들으시는 분들도 있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늘어서 왠지 뿌듯함을 느끼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라흐마니노프가 엄청 잘 나가다 교향곡 1번이 폭 망해서 손떨며 작곡 못했던 시절을 떨쳐내고 다시 작곡한 교향곡이란 장르이기 때문에 작곡가에게 더 뜻깊은 곡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라흐마니노프스럽다’라는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중 하나여서 좋아한다.
우울함이 절절한, 그런데 차이콥스키 같지는 않은, 라흐마니노프의 걸작 중 걸작이다.
Sergei Rachmaninov Symphony No.2 Op.27 III. Adagio in A Major
London Symphony Orchestra conducted by Gennadi Rozhdestvensky
2. 첼로 소나타 3악장
첼로는 행운스럽게도 소나타를 작곡해주셨다. 라흐마니노프가.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는 작곡가이다 보니 한 작품이라도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하면 얼매나 좋았을까!!! 하고 매 번 푸념을 늘어놓지만,
버뜨, 없는 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3악장만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리만족이랄까...
소나타 전체 (4악장)가 다 좋지만 그 중에서도 느린 악장이 가장 듣기 좋다.
이 곡도 앞서 말한 교향곡 2번의 3악장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피아노와 첼로 두 악기의 소리만 듣기 때문에 오케스트라가 가지고 있는 사운드와는 규모가 다르다. 그래서 교향곡보다 조금 더 사적인 느낌이 나고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친밀한 느낌이 드는 곡이다.
피아노 파트가 엄청 어려워서 피아니스트가 싫어하는 곡 중 하나이기도 하다. ㅎㅎ
Sergei Rachmaninov sonata for cello and piano in g minor, Op.19
Сергей Рахманинов соната для виолончели и фортепиано соль минор соч.19
1.Lento, Allegro moderato 0:03
2.Allegro moderato 13:43
3.Andante 20:11
4.Allegro mosso 26:50
Natalia Gutman (cello) / Наталия Гутман (виолончель)
Viacheslav Poprugin (piano) / Вячеслав Попругин (фортепиано)
3. 보칼리제
성악곡으로 가사가 없이 ‘아-‘로 부르는 곡이지만 첼로 버전이 더 유명한 곡이다.
갈리나 비쉬넵스카야가 부르는 버전과 그녀의 남편인 로스트로비치가 연주하는 첼로 버전을 함께 들으면서 비교하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일 것 같다.
Rachmaninoff: Vocalise, Op.34, No.14
Galina Vishnevskaya · Mstislav Rostropovich (piano)
Rachmaninoff: Vocalise, Op.34, No.14
Mstislav Rostropovich (cello)
‘라흐마니노프스럽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러시아 음악이 가지고 있는 우울한 분위기를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차이콥스키스럽다’ 와는 또 다른 우울함이다.
추운 겨울이 길어서 우울증 걸리기 딱 좋은 기후를 가져서 그런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단 삶의 굴곡 때문에 생긴 감정 기복을 음악으로 펼쳐내면 이럴 것이라 추측한다.
어디까지나 이번 베스트 3는 내 기준의, 내가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이기 때문에 모두의 취향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엄청 유명한 곡들이기 때문에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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