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쇼스타코비치 1906-1975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코" 줄거리 & 등장인물

by wj_s 2021. 7. 4.
728x90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코> (3막 10장 휴식 없이 без антракта) Нос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 쇼스타코비치 1906-1975 소련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작곡한 첫 오페라

 

✔️원작 : 고골 동명 소설 <코>

✔️리브레토 : 쇼스타코비치, 알렉산드르 프레이스, 이오닌

✔️작곡 : 1927-1928년

✔️초연 : 1930년 1월 18일 말릐 오페라 극장, 레닌그라드

 

 

작곡 배경

고골의 소설 <코>의 황당한 내용을 오페라로 쓴 작곡가가 있으니 바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i Dmitrievich Shostakovich, 1906-1975)이다.

2021.06.26 - [Literature/고골 1809-1952] - 고골, "코" 줄거리 요약 & 등장인물

현대 클래식 음악사에서 그를 빼고는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음악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하고 있는 쇼스타코비치는 어렸을 때부터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니콜라이 고골(Николай Гоголь)을 꼽았다. 

뼛속부터 풍자와 그로테스크를 좋아했던 쇼스타코비치는 리얼한 상황에 황당무계한 일을 더해 부조리 문학까지 만들며 그로테스크함을 사용하여 상황을 극적으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고골의 작품을 그냥 읽기만 하며 좋아하기만 할 수는 없었다. 

1836년 고골이 발표한 <코(Nos)>는 쇼스타코비치에게 첫 오페라 작품의 소재로 구미가 당기는 아주 좋은 소재였다. 

이 오페라를 시작했을 때 쇼스타코비치는 겨우 21살이었다.  그랬기에 <코>의 리얼한 일상과 환타스틱함 그리고 사르카즘으로 진화되는 날카로운 풍자는 젊은 쇼스타코비치의 패기를 자극시키기에 딱 좋았다.

 

오페라 <코 Оp.15>의 리브레토 작업은 작곡가 자신이 했다. 

등장인물은 몇 명이 될지, 몇 막 몇 장의 어떤 내용이 담길지 모두 쇼스타코비치 혼자 결정하였다. 

보통 문학작품을 사용해서 오페라를 만드는 경우 오페라의 시간적 문제에 의해 문학작품을 다 사용하지 않는다. 등장인물을 줄어들고 굉장히 중요한 사실만을 가지고 오페라의 줄거리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오페라 <코>의 경우 정확히 반대가 되었다. 쇼스타코비치는 등장인물을 늘렸다. 그는 최고의 귀족부터 빵집 아저씨까지, 되도록이면 뻬제르부르크에 살고 있는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고골의 단편 <코>보다 더 많은 등장인물과 장면들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쇼스타코비치는 필요한 장면을 자신이 직접 쓰고 싶지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도 싫었다. 그래서 고골의 다른 작품 속의 사건과 등장인물들을 빌려와 자신의 오페라에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참모의 미망인 포드토치나와 딸의 장면은 <결혼> 중 한 장면을 가져왔고 기차역에서 경찰인 아들들과 헤어지는 장면은 <타라스 불리바>의 오스타프와 안드레이의 어머니, 표트르 포토로비치와 이반 이바노비치의 대화는 <이반 이바노비치와 이반 니키포로비치가 어떻게 싸웠는가>의 대화를, <옛 기질의 지주들>이라는 단편에서도 한 장면을 가져왔고, 헤어지는 장면의 합창에서는 <죽은 혼>의 구절이 들어가 있다. 다음 장면에서는 <네프스키 거리>의 구절도 하나 들어가 있다. 

이반 코발료프의 하인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 데려온 인물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구상을 끝낸 쇼스타코비치는 오페라를 구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전문적으로 오페라 대본을 쓸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 그가 오페라 대본을 부탁한 건 소설가 예브게니 자먀틴 (Evgenii Ivanovich Zamyatin, 1884-1937)이었다. 하지만 자먀틴은 쇼스타코비치가 오페라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이해하지 못해 너무 많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또한 너무 다른 스타일 때문에 결국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오페라를 아주 젊은 극작가인 알렉산드르 프레이스(Alexandr Preys, 1905-1942)와 이오닌(Ionin)이 함께 썼다. 

쇼스타코비치가 생각한 오페라 <코> 안에서 고골의 원작을 더욱더 음악에 어울리게 만들기 위해 자주 장면을 바꾸고 자유로운 편집 등 영화 시나리오 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아마도 이것은 1927년 보았던 베르그의 오페라 <보체크(Wozzeck, 1914-1922)Оp.7>와 혁신적인 감독으로 유명한 메이에르홀드 감독이 보여준 고골의 원작을 사용한 <검찰관>의 영향이 아주 컸을 것이다. 

쇼스타코비치는 1927년 여름 레닌그라드와 푸슈킨 시(차르스코에 셀로)에서 오페라를 쓰기 시작했는데 1927년 내내 짬짬이 작곡했다고 한다. 그러다 작곡을 잠시 멈추게 되었다. 하지만 1927-1928년 겨울을 모스크바의 메이에르홀드 극장에서 음악감독으로 지내면서 다시 이 오페라 2막의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다. 3막은 1928년 봄 모스크바에서 레닌그라드로 돌아와 작곡되었고 1928년 레닌그라드 말릐 극장은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코>를 극장 레퍼토리에 넣었다. 

사실 처음엔 메이에르홀드 감독 지휘 아래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을 하려고 했지만 당시 메이에르홀드 감독이 다른 작품들로 인해 너무 바쁜 관계로 멋진 컬래버레이션은 일어나지 않았다. 콜라보를 했다면 아마 역사 속에 오래 남는 하나의 멋진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레닌그라드 말릐 극장에서 초연 일정이 잡히게 되었다. 

하지만 오페라가 정식으로 초연하기 전 콘서트 버전으로 세상과 조우했을 때 비평가들의 혹평을 듣게 되었다. 이런 혹평 속에서도 레닌그라드 말릐 극장은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코>를 무대에 꼭 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처음으로 올리겠다는 시점보다는 반년 후 무대를 가질 수 있었다.

1930년 1월 18일 지휘자 사무일 사모수트(Samuil Abramovich Samosud, 1884-1964)와 니콜라이 스몰리치(Nikolai Smolich, 1888-1968)의 연출과 블라디미르 드미트리예프(Vladimir Dmitriev, 1900-1948)의 무대미술로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코>의 초연이 있었다. 당연히 비평가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오페라 <코>는 1930-1931년 시즌에 16번의 공연을 했다. 하지만 사회와 여론의 압박에 의해 레닌그라드 말리 극장 레퍼토리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그 후 반세기 동안 그 어디에도, 그 누구도 이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지 않게 되었다.

1962년 오페라 <코>의 스코어가 비엔나 출판사인 «Universal Edition»에 의해 출판되었다. 출판이 된 후 외국의 여러 극장 무대에서 <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소련의 무대에는 1974년이 되어서야 돌아올 수 있었다. 이 무대는 겐나지 로제스트벤스키(Gennady Rozhdestvensky 1931- ) 지휘 아래 보리스 포크롭스키(Boris Pokrovsky, 1912-2009)의 연출, 빅토르 탈랄라이(Victor Talalay)의 무대 배경으로 모스크바 챔버 음악 극장이었다. 1974년 로제스트벤스키 버전의 <코>는 아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버전으로 유명하다(이 버전은 아래 영상이 있습니다).

그 후 오페라 <코>를 볼 수 있었던 건 2004년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Abisalovich Gergiev, 1953- )의 지휘로 마린스키 극장의 무대에서였다. 유리 알렉산드로프(Yuri Aleksandrov, 1950- ) 연출과 지노비 마르골린(Zinovii Margolin, 1960- )의 무대예술이 함께 했던 멋진 무대였다. 

 

 

 

 

 

등장인물

플라톤 쿠지미치 코발료프 8등관 коллежский асессор 바리톤
이반 야코블레비치 이발사 베이스
프라스코비야 오시포브나 이반 야코블레비치 부인 소프라노
경찰관   하이 테너
이반 코발료프 시종  лакей 테너
  테너
포드토치나 대령 부인 메조 소프라노
포드토치나의 딸   소프라노
늙은 백작부인   콘트랄토
백작부인 시종   바리톤
신문사 관리   베이스
야릐쥐킨 ярыжки 코발료프 친구  
빵파는 사람   소프라노

 

고골 소설 <코> 줄거리

<코>의 줄거리는 이발사 이반 야코블레비치는 아침을 먹기 위해 빵을 잘랐는데 그 속에서 사람의 코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 코가 코발료프 소령의 코인 것을 깨닫게 된다. 이것을 본 이발사의 부인은 겁에 질려 남편을 집 밖으로 쫓아낸다. 어떻게든 그 흉측한 것을 처치하라고.

이반 야코블레비치는 집에서 나와 네바강을 따라 걸으면서 여러 번 코발료프 소령의 코를 버리려고 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 경찰들의 시선에 의해 버릴 수 없었다. 게다가 수상한 짓을 했다고 경찰관에서 추긍을 받기도 했다. 

한편, 코발료프 소령은 8급 관리로 승진 청탁을 하기 위해 수도 페테르부르크로 올라온 장교이다. 그런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코가 없어진 것이다. 너무나도 황당한 사건에 휘말린? 코발료프는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경찰서에 가던 도중 우연히 5급 관리 행세를 하는 자신의 코를 발견하게 된다. 그 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바라볼지, 코가 없이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 현실적인 생각을 하자 세상이 갑자기 우울해지고 회색빛이 되었다. 신문에 광고를 내고 싶기도 했지만 이야기를 들은 신문사는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말도 안 되는 ‘허위’ 광고를 낼 수 없다고 거절당했다. 그러다 코를 찾게 된다. 그렇지만 찾았다고 코가 다시 제자리에 붙는다는 소리는 아니어서 의사에게 자신의 코를 자기고 갔다. 하지만 의사도 백만금을 주어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슨 반죽을 붙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것은 대령 부인인 알렉산드라 포드토치나라고 생각해서 탄원서를 제출하기 앞서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렇지만 그녀가 그에게 보낸 답장을 보며 이런 답을 보내는 사람은 결코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 생각하여 그냥 포기하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소문은 발이 달렸는지 날개가 달렸는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항간에는 5급 코트를 입은 코를 어디서 보았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보았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런 가십이 난무한 사교계에서는 더더욱 코발료프 소령의 코 이야기는 모든 대화의 중심이 되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코발료프 소령이 모든 것에 포기하고 습관화되었을 무렵 코가 그의 얼굴로 돌아왔다. 그 후 코발료프 소령은 자신감이 되살아나서 지나가는 예쁜 여자들 모두에게 추파를 던졌다고 한다. 

 

 

오페라 줄거리

장소 : 페테르부르크

 

1막 프롤로그

이반 야코블레비치는 이발사로 코발료프 소령의 이발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이반의 단골 중 한 명이다.

 

다음 날 아침, 이반 야코블레비치는 빵 속에서 코를 발견한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이발 도중 손님의 코를 하나 비어버렸을 것이라 생각하며 빨리 없애라고 한다. 이발사는 코를 버리기 위해 거리로 나가지만 아는 사람들을 만나서 순조롭지 못하다 결국 네바 강에 코를 버려버린다. 하지만 코를 버리는 광경을 경찰이 보게 되고 이반 야코블레비치는 심문을 위해 끌려간다. 그 시각 코발료프는 잠에서 깨서 코가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첫 반응은 보고도 믿지 않는 것이었고, 그다음은 쇼크가 오고 꼭 코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조금 후 그는 사람처럼 커버린 자신의 코가 카잔스키 성당에서 기도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코발료프는 자신의 코에게 다가가서 제 위치로 가라고 하지만 코는 현재의 코발료프보다 높은 지위에 있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을 듣기를 거부하고 떠나버린다.  

 

2막

코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 코발료프는 경찰서장의 집에 가지만 서장은 집에 없다. 그 후 코발료프는 ‘개를 잃어버렸습니다’ 코너에 ‘코를 잃어버렸다'는 광고를 내기 위해 신문사 편집국을 찾아간다. 편집국에서 코발료프는 자신이 하고픈 광고를 이야기해주고 그것을 다 들은 편집국은 신문사의 명성을 염려하며 코발료프의 광고를 거부한다. 대신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달라고 하자 코발료프는 모욕을 느끼며 그곳을 떠난다.  

 

코발료프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다. 그곳에는 하인이 *발랄라이카 балалайка를 연주하고 있다. 코발료프는 하인에게 쉬라고 하고 자신은 자기 연민에 빠진다. 

*발랄라이카 балалайка: 러시아 전통악기로 기타처럼 연주한다. 

 

 

3막

경찰이 수색을 시작했다. 한 팀은 역으로 가서 코가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 한다. 다급해진 코는 달리는 기차를 멈추게 시도도 해보고 추격전이 시작된다. 결과적으로 코는 체포된다. 감독관 инспектор 은 코를 정상적인 크기로 만들어 포장해서 코발료프에게 돌려준다. 하지만 코발료프는 자신의 코를 제자리에 붙일 수가 없다. 의사도 할 수 없다. 코발료프는 포드토취나 부인이 자신에게 주술을 썼을 거라고 의심한다. 그녀는 그녀의 딸과 코발료프를 결혼시키고 싶었지만 그가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코발료프는 포드토취나 부인에게 주술을 풀어달라고 편지를 쓴다. 그녀는 절대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코발료프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페테르부르크에는 경찰이 모든 것을 정리할 때까지 갖가지 소문에 둘러싸인 군중이 코를 찾아다닌다. 

 

에필로그 

코발료프는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코가 제자리에 붙어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자 너무 기쁜 나머지 폴카를 춘다. 이반 야코블레치비는 감옥에서 나와 코발료프를 면도해주기 위해 찾아온다. 

코발료프는 넵스키 거리를 배회하며 사람들이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오페라 원작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2021.06.26 - [Literature/고골 1809-1952] - 고골, "코" 줄거리 요약 & 등장인물

 

고골, "코" 줄거리 요약 & 등장인물

코  Повесть «Нос» Н. В. Гоголя 고골 Николай Васильевич Гоголь 1809-1852 러시아 소설가 고골의 <코>는 1832-1833년에 쓴 단편 소설이다. 1836년 잡지 <동시대..

20200222wj.tistory.com

 

 

로얄 오페라,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코> 중 코들의 탭댄스 장면 The giant tap-dancing noses scene from Shostakovich's The Nose (The Royal Opera)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코> 게나지 로즈제스트빈스키 지휘, 1979년

 

Dmitri Shostakovich opera <The Nose> - 세이션했던 1974년 로제스트벤스키 버전

Eduard Akimov, Platon Kuzmich Kovalyov Alexander Lomonosov, The Nose Valery Belykh, Ivan Yakovlevich, a barber Nina Sasulova, Praskovia Osipovna, the barber's wife Boris Tarkhov, Local Policeman Boris Druzhinin, Ivan, Kovalyov's footman Ashot Sarkisov,

Doctor Moscow Chamber Opera Theatre Chorus & Orchestra

Gennady Rozhdestvensky, conductor

Live recording. Moscow, 1979

 

 

 

*러시아어는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그렇기 때문에 의역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2021 Wonjin SONG  All Rights Reserved.

해당 글의 저작권은 송원진에게 있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는 것은 가능하나 출처 표기를 꼭 해주시고 허가 없이 변경/배포는 불가합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