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베토벤 1770-1827

베토벤 소나타 "봄" - 바이올린 소나타 5번 op.24

by wj_s 2021. 5. 11.
728x90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 <>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은 빈 고전악파 3인인 하이든, 모차르트 중 막내로, 고전주의 음악이 낭만주의로 넘어갈 수 있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 클래식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곡가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초상화나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면 언제나 성격 더럽고 똥고집에 무식할 정도로 자신의 주장만 강하게 밀고 나가는 사람인 것 같지만 그가 작곡한 곡들을 들으면 그런 네거티브한 성격과는 달리 아름답고 마음만은 ‘곧 죽어도 로맨티스트’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독일의 본 출생이지만 평생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활동하고 결국 그 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제 2의 모차르트를 만들기 위해 ‘피아노 신동’이라고 마케팅하였으며 죽을만큼 혹독하게 연습을 시켰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낸 베토벤은 꼭 비엔나에서 가서 활동하길 바랬다. 결국 19세였던 1789년, 알콜중독자이자 폭력적이던 아버지가 사망하고, 막시밀리안 선제후의 장학금을 받아 1792년 꿈에 이루던 비엔나로 유학을 갈 수 있었고 그곳에서 하이든을 만나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비엔나 시절 중 1792년부터 1802년까지를 베토벤의 ‘초기 빈 시절‘이라고 한다. 

 

이 시절에는 귀족이나 부유한 집에서 연주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갔는데 그의 뛰어난 즉흥 연주 능력이 큰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끝났지만 리히노프스키 공작 같은 후원자가 생겼기 때문에 생계에 지장 없이 작곡도 많이 할 수 있는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이렇게 본 출신 촌뜨기였던 그가 유럽 최고의 문화 도시인 비엔나에서 출세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이 시기에 쓴 작품은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1799), 교향곡 1번(1800), 교향곡 2번(1802), 피아노 협주곡 3번(1801), 초기 현악 4중주 작품인 op.18의 6개(1799-1800), 바이올린 소나타 4번, 5번 <봄>(1801) 등이 있다.

당시 귀족들은 자식들의 교양을 위해 피아노를 필수로 가르치고 있었고 많은 음악가들은 생계를 위해 귀족 자제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서라고만 표현 할 수 없는 것 같다. 가끔은 후원을 해주는 것이 고맙고, 그 후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음악가들은 귀족들 자신, 또는 그들의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베토벤의 1801

1801년은 작곡가로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이었다.

1800년에도 굉장히 많은 작품을 작곡하였지만, 1801년에는 더 유명하고 그의 업적에 굵은 획을 긋는 작품들이 줄지어 작곡되었다. 

줄리에타 귀차르디와 연애를 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청력 문제가 계속 그를 괴롭혔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하였다. (1798:1-3, 1801:4-5, 1802:6-8, 1803:9, 1812:10)

바로크, 고전주의 작곡가들이 바이올린 소나타라 부르지만 피아노에 더 가중치를 두었다면 베토벤의 <크로이처>를 시작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 이 두 악기의 가중치가 동등해진다.

 

피아노 소나타는 창작 초기에서 후기까지 거의 중단 없이 작곡되었는데 바이올린 소나타는 창작 초기나 초기에서 중기로 가는 과도기에 대부분의 소나타(1-8)를 작곡했고 중기 걸작 시대가 시작되는 해인 1803년 Op.48, 9번  ‘크로이처’, 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루도프 대공에게 헌정한 Op.96, 10번을 작곡하였다. 

초기에만 집중해서 작곡했는가,라는 의문이 있고 그것에 대한 여러가지 설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타당성 있게 생각되는 것이 베토벤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의 연장선으로 자신의 작품을 발전시키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는 바이올린 소나타라기 보단 ‘바이올린 오블리가토가 붙은 피아노 소나타’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어쩌면 피아노가 바이올린보다 더 중심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베토벤은 이런 불균형을 균형적으로 만들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대등하게 사용하고 싶어 했고 이 노력의 결과가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인 것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로 인해 바이올린 소나타 역사가 발전할 수 있게 되었고 이후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와 같은 낭만파 작곡가들이 <크로이처>를 토대로 두 악기가 균형?을 이루는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할 수 있게 되었다. 

바이올린 소나타 역사상 베토벤은 결정적인 변화의 방향을 제시했고 <크로이처>가 가장 뛰어난 이정표가 되어 수많은 낭만주의,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더욱더 발전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이다. 

 

 

바이올린 소나타 역사

16세기 초 볼로냐, 베네치아, 나폴리 등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바이올린은 16세기 중간부터 명기를 만드는 제작자들이 나타났고 이로 인해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악기를 잘 다루며 연주를 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연주 기술도 점점 좋아졌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기량을 뽑내기 위해 코렐리1653-1713 같은 비루투오소 연주자/작곡가들이 자신의 테크닉의 집대성을 보여주기 위해 작곡한 12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op.5(1700)같은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소나타는 오랫동안 가장 훌륭한 바이올린 교본으로 자리잡았다. 

코렐리 바이올린 소나타는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해 작곡되었는데 당시에는 피아노가 나오기 전이어서 건반악기로 쳄발로를 사용했다. 이 소나타에서 쳄발로는 *바소 콘티누오basso continuo 역할을 해서 바이올린‘만’ 중심 역할을 하는 소나타였다. 어찌보면 바이올린 혼자 예쁜 소리 다 내고 쳄발로는 밑에서 반주? 같은, 두 개의 악기에게 동등한 힘을 준 것이 아닌, 바이올린 혼자의 독무대? 같은 형식이었다. 

이후, 바흐1685-1750는 바이올린은 물론이고 쳄발로에게도 역할을 주어 바이올린, 쳄발로 오른손, 쳄발로 왼손, 이렇게 3개의 라인이 서로 주고 받는 트리오 소나타 기법으로 작곡을 했다. 이로인해 두 악기가 동등한 힘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모차르트1756-1791는 바흐와는 완전 다른 성격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했는데, ‘바이올린 오블리가토가 붙은 피아노 소나타’라 말하는 피아노 중심의, 바이올린은 곁다리로 붙어있는 형식을 사용했다. 모차르트 시대부터는 피아노라는 악기가 급부상하기 시작했고, 또 모차르트 자신이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어서 바이올린보다는 피아노를 부각시키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베토벤1770-1827은 조금 특이 케이스인게, 첫 3개(1-3번)의 소나타는 모차르트 영향을 받아 작곡했지만 이후 코렐리나 바흐처럼 두 악기가 동등한 관계가 될 수 있게 개선시켜 9번 소나타 <크로이처>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크로이처>를 기준점으로 바이올린 소나타 역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이후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같은 작곡가들이 바이올린과 피아노, 두 악기를 대등하게 사용하는 기법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현대음악 작곡가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었다. 

 

*바소 콘티누오basso continuo : 통주저음(通奏低音)이라고도 불리우는데, 바로크 시대 유럽에서 사용했던 독특한 음악 표기 방법이다. 낮은 음에 숫자가 붙어 있어 영역대를 연주하는 쳄발로나 오르간 같이 건반악기를 연주했던 건반연주자들, 그리고 류트 연주자들이 숫자를 보고 룰에 따라 즉흥적으로 화성을 보충하면서 반주 형태의 연주를 것이라 있다. 원래는 교회 오르가니스트가 메모 대신 간단하게 악보에 표기를 해서 즉흥적으로 연주한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바흐, 헨델부터는 이러한 통주저음을 정확하게 악보에 그려 넣기 시작해서 연주자들이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것을 방지했고 체계적?이고 룰에 맞게 연주할 있게 만들었다

 

 

 

바이올린 소나타 5 <>

  • 작곡 : 1801년 작곡
  • 헌정 : 프리스 백작

베토벤은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을 4번 Op.23과 거의 같은 시기에 작곡하였다. 

그는 같은 시기에 두 개의 다른 성격을 가진 작품을 작곡하는 것을 좋아했다.

바이올린 소나타 4번과 5번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4번은 어둡고 minor이며 5번은 밝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고 major다. 작곡이 처음 되었을 때는 Op.23 안에 4, 5번을 함께 넣었었는데 1802년 두 소나타의 작품번호를 나누었다. 

‘봄’이란 제목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이 아니라 들은 사람들이 나중에 붙여준 별명이다. 

바이올린 소나타 4번까지는 3악장 구성이었는데 5번이 바이올린 소나타 처음으로 4악장 구조로 만들어졌다. 

 

I. Allegro 

첫 멜로디의 물흐르는 듯한 상큼함이 있어서 ‘봄’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선율이다. 

 

II. Adagio molto espressivo

굉장히 아름다운 느린 악장으로 낭만주의 같은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다.

 

III. Scherzo

즐겁게 달려가는 듯한 악장으로 사실 참 짧다.

그래서 느린 악장과 4악장의 사이에서 빠르게 달려가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IV. Rondo. Allegro ma non troppo

심장이 심하게 쫄깃거리던 3악장 이후, 다시 봄이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의 멜로디로 시작된다. 

론도이기 때문에 첫 멜로디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늘 이 곡을 연주할 때 제가 청중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서른 한 살의 봄은 어땠나요?’

지금처럼 밝기만 했는지, 아니면 봄바람이 불었는지…

제가 서른 한 살 때 연주한 베토벤의 <봄>은 늘 혈기왕성한, 힘이 넘치는 봄이 었습니다. 봄 보다는 여름에 가까운… 그래서 당시엔 늘 뭔가 아쉬웠죠. 여리여리한 봄을 표현하고 싶은데, 왜 이리 힘이 넘치는 봄일까? 그런데 다른 한 편으로는 힘이 넘치는 봄이 진정한 봄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겨울의 추위를 견뎌내고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들에게는 분명 엄청난 힘이 있었을테니까요.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서른 한 살의 봄은 아닙니다.

지금 저의 <봄>은 서른 한 번째 봄보다는 차분해졌습니다.

이제는 힘이 넘치게 연주를 하고 싶어도 그리 되지 않더라구요. ㅎㅎ 

 

모스크바에서 공부할 때 교수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젊을 때 할 수 있는 연주와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있는 연주는 따로 있어. 젊었을 때는 뭔가 설익은 것 같은 힘이 넘치는 연주이지만 그것도 그 나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야! 그러니까 그 연주를 즐겨! 언젠가 나이를 먹으면 그 프레쉬한 연주가 그리울 거야… 연주는 계속 진화할테니까… 지금 이 모습의 연주는 지금 밖에 없잖아!”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교수님의 말 뜻을 알아듣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자, 이제 또 한 번 제가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여러분의 서른 한 번째 봄은 어땠나요?

지금의 봄은 어떤가요?’

 

 

 

ⓒ 2021 Wonjin SONG  All Rights Reserved.

해당 글의 저작권은 송원진에게 있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는 것은 가능하나 출처 표기를 꼭 해주시고 허가 없이 변경/배포는 불가합니다.

728x90

댓글